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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호학생 실습 여정: 두번의 기절을 곁들인...
    간호사의 각종 지식 2024. 2. 1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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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 포스팅 글에서 말씀드렸던 간호학생때의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그 이야기는 바로! 제가 간호학생 시절 무려 두 번이나 기절을 했던 이야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조금 창피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다 옛날 추억이니 재밌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번째: 차가운 수술실 문 밖에서 쓰러지다?!

    간호학생이라면 알 거예요. 수술실은 전부 Aseptic(무균)하게 세팅되어 있어 수술상을 가우닝(장갑, 마스크, 옷 등)을 하지 않은 사람이 건드리는 순간! 오염됐다고 간주하기 때문에 재세팅을 해야 한답니다. 저도 수술실을 실습하게 되었을 때, 수술방 파트장님께서 무수히 알려주셨기에 수술하는데 지장이 없게 행동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상당히 긴장 상태로 들어갔습니다. 사실 저는 무서운 영화는 못 보더라도 잔인한 영화는 잘 봤었습니다. 수술실을 미리 경험한 대학 동기들이 해줬던 얘기가 있었습니다. 실제 피는 다를 거라고... 경험해 봐야 안다고 말이죠. 수술방에서 실습을 하면서 꽤나 많은 환자들의 수술을 눈으로 볼 수 있었고, 많은 양의 피를 보았는데도 저는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아, 나는 피를 보고 무서워하지는 않는구나.'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실습이 끝나갈 무렵, Thyroidectomy(갑상선절제술)을 보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작은 부분에서 이뤄지는 수술이기 때문에 행여나 수술상이 오염될까 가까이에서 보지는 못하고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 아시죠? 드라마에서와 같이 수술방은 꽤나 춥습니다. 수술방이 추운 이유는 온도가 올라가게 되면 세균 감염 가능성과 증식이 활발해져 온도가 꽤나 낮은 상태에서 진행됩니다. 의학 드라마에서 보면 항상 마취과 의료진들은 카디건을 하나씩 입고 있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이처럼 추운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고 선 자세로 30분을 서있는데, 갑상선 절제술은 bovie(보비)라고 불리는 전기소작기를 많이 사용합니다. 보비는 출혈을 지혈하면서 조직을 깨끗하게 잘라내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수술도구입니다. 이 보비를 사용할 때 살이 태워지는 냄새가 나는데요. 이 냄새가 오징어를 태운다기보다는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납니다... 이 냄새가 저를 기절시킨 원인입니다. 지속적으로 이 냄새를 맡으니 점점 어지럽고 시야가 흐려졌습니다. 그래도! 나는 교육을 받은 간호학생이기에 수술방을 더럽히면서 쓰러질 순 없다는 생각하에 힘겹게 수술방 문을 열고 나와 문이 닫히는 순간 저는 기억을 잃었던 가슴 아픈 추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호흡기 내과의 냄새를 아시나요?

    성인간호학 실습으로 호흡기 내과 병동을 가게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병원에서 실습을 하게 되면 외과 병동, 내과병동의 냄새가 많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외과병동은 흔히들 얘기하는 소독약 냄새가 은근하게 납니다. 그러나 내과 병동, 특히 호흡기 내과 병동은 그 어디에서도 맡을 수 없었던 가래냄새를 무수히 많이, 또한 오래 입원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어디에서도 맡아볼 수 없었던 몸냄새를 많이 맡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실습을 하러 병동에 도착했을 때, 이 냄새는 도대체 무슨 냄새일까 궁금증이 들었는데요. 호흡기 내과 병동은 호흡기 계통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이 계시는 곳이어서 suction을 자주 해주는데요. 이 석션은 환자의 입속, 필요하면 콧속, 인공기도를 가진 분들은 그 속까지 분비물(가래 등)을 제거해 주기 위함입니다. 이 suction 간호를 하면서 냄새의 원인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호흡기 병동으로 실습을 나온 두 번째 날, DAY 실습이었기 때문에 학생 때는 밥보다 잠을 택하여서 빈속에 출근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이트번 선생님께서 데이번 선생님께 인계를 주시던 때, 활력징후를 측정해야 하는 환자가 있었고, 그 환자에게 가던 길에 저는 비틀비틀 대다 쓰러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학생 여러분! 밥은 든든히 챙겨 먹고! 그리고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시면 저처럼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일은 면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더 창피했던 건 오히려 환자분이 저를 부축했던 기억입니다.. 잘 퇴원하셨을지 궁금합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로 감사하게 느껴진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나요?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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