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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에서 살아남는 방법: 신규에서 중간까지
    간호사의 각종 지식 2024. 2. 17.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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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부서에서 잘 일할 수 있을까요?

    신규간호사로 병원에 입사하고 1달은 교육기간으로서 병원에서 기본적으로 행하는 기본간호 및 여러 가지 수기술에 대한 것을 공부하고 시험을 보는 기간입니다. 그동안 교육간호사의 시점에서 저는 어느 부서에서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시험에서의 평균 점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부서를 배치하게 됩니다. 이전 글에서 적었듯이 저는 소아과, 신생아실을 기피부서로 적었습니다. 제가 제일 처음 받은 부서는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과가 모인 흔히 말하는 잡과라는 곳에 배치를 받게 됩니다. 이곳에서 저는 처음으로 수술을 보내고, 받고, 중환자가 있으면 시간단위로 소변을 체크하고, 환자의 수액 라인을 잡고, 활력징후와 당을 시간단위로 체크하는 이른바 '액팅 간호사'를 하게 됩니다. 이곳에서는 제가 한 달 동안 일을 했었습니다. 이 시기에 제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핸드폰에 걸음수가 찍히는 숫자가 8시간 동안 2만보를 훌쩍 뛰어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열심히 일하고, 배우려던 열정이 가득했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액팅간호사로 일한 시기는 당장 환자를 맡아 일할 수 없고, 병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위해 일하는 꼭 필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제는 더 이상 학생의 신분도 아니고, 어엿한 간호사로서 병원에서 돈을 받으며 일을 하는 것이니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하여 열심히 뛰며 일했습니다. 액팅 간호사로서 일한 지 한 달이 됐을 무렵, 수간호사 선생님의 면담자리가 있었습니다. 먼저 들어온 동기들은 한 달쯤 되면 면담을 통해 잘 적응하고 있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등의 얘기를 나누고 앞으로는 담당 환자를 배정받아 일해야 하며 프리셉터 선생님을 소개하는 자리라고 말해줬었습니다. 저도 이제 면담시간이 되어 자리에 가보니, 대뜸 제가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거기가 신생아실이었습니다.

    한 달 만에 부서이동: 신생아실

    갑자기 가게 된 신생아실, 면담이 끝나고 수선생님은 저를 신생아실로 데려다주셨고, 거기서 저의 또 다른 수선생님을 뵙게 되었습니다. 신생아실에서는 이미 저와 같이 입사한 동기가 일을 하고 있었고, 그 친구와 반갑게 인사하며 들어갔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학생 시절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실습을 했었는데, 그때의 저는 정말 작은 아기들을 보며, '난 이렇게까지 섬세하지 않고, 조심히 다룰 수 없으니 신생아실은 정말 가면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신생아실에서 일하게 되다니.. 삶은 정말 변화무쌍하며 예측할 수 없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적응을 하기도 전에 저에게 수선생님께서는 제가 신생아실에서 일할 때 저에게 모든 걸 알려주실 프리셉터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제 겨우 이전 병동에서 쓰는 간호 물품들과 위치를 다 외웠는데 또 새로운 도구들을 외우려는 생각을 하니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이왕 다시 새로운 곳에 일하게 됐으니 더 열심히 배워보자라는 마음으로 출근 전, 퇴근 후까지 아동간호학 전공책과 동기를 붙잡고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노력을 열심히 봐주셨는지, 수간호사선생님께서 근무 한 달이 지나자 면담을 하게 되었는데요. 또 제게 다시 한번 더 부서 이동을 말씀하셨습니다. 거기는 바로 신생아중환자실이었습니다.

    두 번째 부서이동: 신생아중환자실

    네. 그렇습니다. 다시 한 번 저는 그토록 원하지 않았던 신생아중환자실(NICU)로 부서 이동을 하게 됩니다. 이제 또 간신히 정상신생아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익숙해질 일만 남은 줄 알았더니, 제가 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부서로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부서에서 정말 많이 힘들었고, 신규간호사들이 겪는다는 체중감소 또한 있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아기들, 최소한으로 건드려야 하는 아기들, 800gm도 되지 않는 아기들, 조금만 건드려도 온몸이 파랗게 되어 청색증이 오는 아기들.. 담당 간호사가 되어 환자의 상태를 의사, 보호자에게 상세히 알려야 하는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머리가 멍해졌습니다. 식사를 교대로 진행해야 하는데 선배 간호사 선생님들은 아직 신규인 저를 못 미더워하셨고, 저 신규 간호사만 두고 갔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게 되면 책임은 누가 지냐고 등 그런 체념 섞인 말들이 제 귀에 고스란히 전해져 저는 꽤나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웠습니다. 새로운 프리셉터 선생님께서도 저를 혹독하게 가르쳐주셨습니다. 매일매일 과제와 테스트가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저는 어느덧 신규 간호사 티를 조금씩 벗고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간호사들이 알만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어느 정도 손에 익었고, 병원일은 이제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형식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였습니다. 그때 분만실에 갑작스럽게 육아휴직으로 인한 대체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세 번째 부서이동: 분만실

    그렇게 저는 분만실로 부서이동을 신청하게 되었고, 이제는 아동간호학이 아닌 모성간호학 책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성인에 대해서 공부하고, 새롭게 일을 배우니 생기가 도는 기분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러나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분만실의 경우 산모와 태어나기 전의 아기, 태어난 직후의 아기를 모두 돌보아야 했습니다. 분만실에서 근무하면서 정상적인 아이가 태어나는 케이스는 정말 어렵고도 힘든 길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연분만을 준비하다가 도저히 아기가 나오지 않고, 진통이 길어지는 경우에는 응급으로 분만을 준비해야 하며, 손을 굉장히 빠르게 움직여서, 수술 전처치를 해야 합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직접 수술실까지 가야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전 알게 된 게 있습니다. 수술실에 갈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왕절개 수술이 있을 때마다 수술실을 가야 한다는 것이 인생은 정말 예측할 수 없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분만실에서 일을 하면서 3교대가 아닌 2교대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던 시절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이후로 조금씩 저의 몸이 망가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통근시간도 길었고, 2교대 출퇴근 시간에는 일반 사무직에 다니는 사람들과의 출퇴근 시간이 겹쳐 평소보다 더 길게 길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생리도 굉장히 불규칙해졌고, 면역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분만실에서의 1년이 지나고 저는 간호사로서 일을 하는 것은 굉장히 기뻤지만 그만큼 저의 몸을 망가트리면서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그만두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미래의 간호사분들도 3교대라는 것이 정말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본인의 컨디션을 잘 조절하면서 정년까지 간호사의 직업을 유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전 글에서 적었듯 미리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신규간호사는 무조건 배우려는 자세! 무엇이든 흡수하고 본인 것으로 만들려는 자세! 또 모르는 것은 모르겠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에 말한 것들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은 분명히 일을 더 크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책임감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합니다. 본인이 맡은 환자들을 이벤트 없이 건강이 잘 회복할 수 있도록,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간호사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들은 본인의 모토로 삼고 일한다면 신규는 물론이고 더 오래 병원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처럼 몸이 아플 때까지는 버티지 마세요. 간호사는 병원에서만 있어야 하는 직업이 아니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병원이 아닌 곳에서의 간호사는 무엇이 있는지, 간호사는 어떤 쪽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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